지난해 11월경,
가수 구하라 씨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고 구하라 씨의 슬픈 소식 이후,
20년 만에 친모가 나타나 고 구하라 씨의 유산을 요구하였지요.
이에 대해,
고 구하라 씨의 친오빠인 구호인 씨가 친모를 상대로 하여,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홀로 자식을 양육한 친부의 기여분을 인정해
'고 구하라 씨 유가족과 친모는 6대 4의 비율로 고 구하라 씨 유산을 분할하라'라는 취지로
일부승소판결을 하였습니다.
현행 민법 제1000조 제1항에 따르면,
1.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2.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3. 피상속인의 형제자매, 4. 피상속인의 4촌 이내의 방계혈족 순으로 상속순위가 정해지므로,
고 구하라 씨의 친부모만 법정상속분비율(5:5)로 상속권을 가지게 됩니다.
고 구하라 씨의 친부는 구호인 씨에게 자신의 상속분 모두를 양도하였고,
위 상속분을 양수한 구호인 씨는 친모에 대해,
'동생이 아홉 살이 될 무렵, 친모가 가출해 연락이 되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자식을 돌보지 않은 친모가 재산 절반을 상속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지요.
법원은,
'부모가 이혼을 하였더라도, 미성년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는데, 친부가 12년 동안 홀로 양육 책임을 다했고, 친모가 구하라 씨를 만나려고 시도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유가족 기여분을 최종 20%로 정했습니다.
기여분은,
공동상속인 중 상당한 기간 동거, 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가 있는 경우에는 상속분 산정에 있어서
그 기여분을 가산하여 주는 제도입니다(민법 제1008조의2).
여기서 '기여'는 '특별'해야 합니다.
기존 판례들은,
'공동상속인 사이에 공평하게 상속분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상속 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이바지했다는 사실이 인정돼야"한다고 판시한바,
가족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만한 정도로는 그 기여분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판례 경향에 비추어 볼 때,
친부모 중 일방이 홀로 자식을 양육한 경우,
그 기여분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는데,
이번 소송에서는 친부의 기여분이 인정된 것이 주목할 부분입니다.
법원이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위와 같은 기여분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소위, 구하라법 입법 없이는,
현행 민법 하에서 자식을 버린 부모의 상속권을 완전히 상실시킬 수는 없습니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구하라법에 의하면,
피상속인의 직계 존속으로서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 의무를 현저히 해태한 경우를
상속결격 사유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피상속인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한다는 점,
결국에는 부양의무를 게을리 한 부모보다 정서적 유대감이 낮은 친족에게 상속재산이 이전된다는 점 등
구하라 법의 부당한 점에 대한 논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로서 기본적인 부양의무조차 이행하지 않은 자가
단지 혈연관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제한 없이 피상속인의 재산을 상속받는 것은
보편적 정의와 인류에 반하는 것으로서, 국민의 법질서 전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된다는 점에서
구하라 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공감하고 있습니다.
조속히 '구하라 법'이 입법되어,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직계존속이 피상속인의 재산을 상속하는 부당한 상황이 근절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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