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합니다)」은 1995. 3. 30.에 제정되어 같은 해 7. 1. 시행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명의신탁과 관련된 판례들이 많이 축적되었는데요, 이전 포스팅에서, 이른바 양자 간 명의신탁에 있어, 명의 수탁자가 신탁 부동산을 처분하는 경우, 명의수탁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례도 소개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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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는, 명의신탁과 관련된 주택재개발사업 쟁점에 대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1. 7. 8. 선고 2021다209225(본소), 2021다209232(반소) ; 이하 '대상 판결'이라 합니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하에서는, ① 대상 판결의 사실관계에 대해 살펴본 후, 쟁점은 무엇인지, ② 위 쟁점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은 무엇인지에 대해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2. 대상 판결의 사실관계 정리 및 쟁점
먼저, 대상 판결의 사실관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0 갑(원고)은 1983년경 구주택을 자신의 자금으로 매수하면서, 당시 처제인 을(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대상 판결에서는, 갑과 을 사이에 이른바,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을 체결하였다고 보았습니다).
0 갑은 1995년경부터, 자신의 배우자와 사별한 2004년경까지 위 구주택에서 거주하였고, 그 이후에는 갑의 딸이 거주하였습니다.
0 2008. 12.경 위 구주택 일원에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시행되었습니다.
0 위 구주택의 소유명의자로서 조합원이 된 을(피고, 갑의 처제)은 사업시행자에게 위 구주택을 제공하는 대신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아 그 소유권을 취득하기로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관리처분계획을 인가받았습니다.
0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위 구주택에서 거주하던 원고의 딸이 퇴거하였고, 위 구주택은 2014. 5. 19.경 철거되었습니다.
0 을(피고, 원고의 처제)은 위 관리처분계획에 따른 수분양자의 지위에서, 2014. 6.경 사업시행자와 사이에 신축 아파트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0 신축 아파트가 준공되었고, 을(피고, 원고의 처제)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습니다.
0 갑(원고)는 을을 상대로 하여 위 신축 아파트에 관하여 자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갑의 을에 대한 신축 아파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에서, 2심 법원은, 위 구주택에 관한 기존 명의신탁의 연장선상에서, 을(피고, 갑의 처제)의 수분양자 지위에 관하여도 갑(원고)과 을(피고) 사이에 별개의 명의신탁약정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갑의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와 다른 판단을 하였습니다. 즉, 이 사건의 쟁점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인해 분양받게 될 신축 아파트에 대해서도 기존 명의신탁관계가 그대로 존속하는지 여부입니다. 구주택에 관한 기존 명의신탁관계가 그대로 존속한다고 볼 수 없다면, 신축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은 을(피고)에게 귀속되게 됩니다.
그러면, 대법원의 구체적인 판단에 대해 살펴볼까요?
3.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주택재개발사업으로 인해 분양받게 될 부동산에 대해, 기존 명의신탁관계가 그대로 존속하는지 여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에 따르면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강제수용이나 공공용지 협의취득 등을 원인으로 제3취득자 명의로 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취득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한다. 그리고 이 경우 명의신탁관계는 당사자의 의사표시 등을 기다릴 필요 없이 당연히 종료되었다고 볼 것이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으로 인해 분양받게 될 대지 또는 건축시설물에 대해서도 명의신탁관계가 그대로 존속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에 의하면, 명의신탁관계는 반드시 신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명시적 계약에 의하여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도 성립할 수 있으나, 명시적인 계약이나 묵시적 합의가 인정되지 않는데도 명의신탁약정이 있었던 것으로 단정하거나 간주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위 법리를 이 사건에 적용하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시행으로 을(피고, 갑의 처제)이 사업시행자에게 제공한 구주택이 철거·멸실됨으로써, 갑(원고)과 을(피고)의 명의신탁관계는 종료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갑(원고)과 을(피고) 사이에 별도의 명시적 계약이나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신축 아파트에 관하여 당연히 명의신탁관계가 발생하였다거나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구주택에 관한 명의신탁 관계의 연장선상에서 신축 아파트에 관하여도 명의신탁 관계가 존재한다고 단정하여, 이를 전제로 갑(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4. 맺으며
이상과 같이, 대상 판결의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명의신탁과 관련하여, 실무상 종종 발생하는 쟁점에 대해 판시한 것으로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타, 조합원 지위와 관련된 재개발 쟁점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다음 포스팅들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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