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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이른바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횡령죄 불성립!

십시일반@@ 2021. 5. 18. 23:16

 

 

 

 

 

이번 포스팅에서는,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합니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사건 판결은,

 

명의신탁자가 부동산 등기명의를 명의수탁자에게 이전하는

이른바,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처분하는 경우,

명의수탁자에게 형법상 횡령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입니다.

 

 

 

1. 사실관계

 

 

0 갑은 2013. 12.경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을이 운영하던 'D'주점에서,

을로부터 을 소유인 H아파트를 명의신탁 받아 이를 보관하여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았습니다.

 

 

0 갑은 을의 위 부탁으로, 2014. 1. 13.경 H 아파트를 갑 명의로 이전등기하였습니다.

 

 

0 갑은 2015. 8. 6.경, 갑이 친구 병에 대해 부담하고 있던 개인적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하기 위하여

약 2억 원 상당인 H아파트를 병의 아들인 무에게 1억 7,000만 원에 매도하고,

2015. 8. 7.경 위 아파트에 대해 무에게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었습니다.

 

 

0 갑이 H아파트를 임의로 처분한 행위에 대해, 검사는 형법상 횡령죄로 기소하였습니다.

 

 

 

 

2. 명의수탁자 갑의 횡령죄 성부 판단

 

 

가. 종전 대법원 판례

 

 

종전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명의신탁자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합니다)을 위반하여,

그 소유인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명의수탁자에게 이전하는 이른바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횡령죄를 구성한다."

 

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종전 대법원 판례에서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며,

동조 제2항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가 이전된 부동산 물권변동은 무효이므로,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은 명의신탁자에게 있으며,

명의수탁자는 위 부동산을 보관하는 자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나. 이 사건 판결

 

 

대법원은 종전 견해를 변경하였습니다.

 

즉,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형법상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지요.

 

그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 사건 판결에 의하면,

 

'횡령죄의 본질은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것이므로

횡령죄의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만한 가치가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하여야 하는데,

 

양자간 명의신탁 약정과 그에 부수한 위임 약정 등은 모두 무효이고,

이에 기초하여 존재한다고 주장될 수 있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사실상 위탁관계는

부동산실명법 제7조 제3항(벌칙)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아니하여

이를 형법상 보호할만한 가치가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라는 취지의 내용으로 판시하였습니다.

 

 

나아가 이 사건 판결에서는,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의무를 부담하기는 하나

이는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서의 말소청구에 대하여

그 상대방으로서 응할 처지에 있다는 것에 불과하고,

 

명의수탁자가 제3자에 한 처분행위가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유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거래 상대방인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일 뿐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어떠한 위탁관계가 존재함을 전제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다. 이 사건 판결의 의의

 

 

부동산실명법 제7조(벌칙)에 의하면,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같은 법 제3조 제1항을 위반하여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를 형사처벌한다."

 

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종전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처분한 경우에 횡령죄가 성립하게 되는바,

 

이는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명의신탁자를 명의수탁자에 대한 형사적 처벌을 통해

보호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부동산실명법이 금지 및 처벌하는 명의신탁 관계를 유지하거나

조장하는 결과를 야기함으로써 부동산실명법의 취지에 반하였지요.

 

 

이 사건 판결을 통해 종전 견해를 변경함으로써,

부동산실명법 입법 목적 달성에 기여하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습니다.

 

 

 

3. 맺으며

 

 

대법원 2012. 13. 선고 2010도10515 판결 등에서,

 

이른바, 계약명의신탁의 경우, 부동산 매도인이 선의인지 악의인지 불문하고,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고,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의 경우에도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에 대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판결로 인해,

모든 명의신탁의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결국, 명의신탁의 종류를 불문하고,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행위는

형법상 횡령죄에 해당하지 않게 됨으로써, 법리가 일관성 있게 정리되었습니다!